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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nd JUNE: Product Designer

산업디자인 포트폴리오 준비를 시작하다.

by KKU_JUNE 2020.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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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서 4학년 1학기를 시작할 때부터 산업디자인에 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산업디자인에 관한 관심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직접 3D 프로그램을 사용해 펜을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에서부터 디자인에 대한 마음은 조금씩 생기고 있었던 것 같다.


주전공 경영학과에 영어영문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독일에서 교환학생까지 한 내가 갑자기 산업디자인이라니, 차마 학부에부터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바로 석사 과정을 알아봤다.

하지만 섣불리 석사 과정을 경험이 전무한 디자인으로 진학하려고 보니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했다.

결론적으로는 학부 복수전공을 선택했지만, 그 선택이 있기까지 몇 달을 인터넷을 뒤지고 인생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얻으며 정신없이 보냈다.

학부를 다시 시작하자니, 입시 미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지는 홍익대학교밖에 없었고, 4학년 1학기에 경영학과, 영어영문학과의 학위를 모두 버리자니 아쉬웠다.


석사를 선택하자니, 주변 어른들을 통해 디자인 업계에 대한 많은 조언을 듣고, 해외 유학 및 국내 대학원 진학을 알아볼수록 학부생으로서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략히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1. 해외 대학원으로 진학할 경우 
: 2억 대에 육박하는 기회비용을 투자하기 전에 내가 정말 디자인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리스크가 큼 

2. 국내 대학원으로 진학할 경우 
: 졸업 후 학부과정/고등학교 입시부터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온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의 전문성 차이에 대한 위험성 + 무시할 수 없는 비전공자에 대한 차별 

(실제로 디자인 업계에서 비전공자의 경우 유학이 필수거나, 학연 등으로 인한 차별 받을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들었다. 혹은 자기 스스로가 콤플렉스를 가지게 되는 경우도 有) 


3. 대학원 진학, 산업디자인 기사 자격증 등 앞으로의 활동에 학부 졸업장이 없으면 제한받는 경우가 많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학교 학사 과정을 알아보니, 산업디자인의 경우 포트폴리오와 수학계획서를 심사에서 통과할 경우 복수전공으로 산업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한국에 오기 몇 달 전부터 포트폴리오 준비 계획과 공부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4학년 1학기에 이미 복수전공을 2개를 거의 마친 상태에서 새로운 학과라니, 3전공이라니!

아무런 걱정이 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부모님과도 시차를 맞춰가며 수없이 전화로 고민했고, 독일에서 만난 박사님들과 어른들께도 이것저것 여쭤보느라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갔고, 잠이 들 때면 `복수전공 준비가 정말 잘하는 선택인가? 너무 이상만을 좇는 것은 아닌가? 그냥 졸업을 미루고 싶은 마음에 회피책으로 새로운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아닌가?` 등등의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밤새도록 쫓아다녔다.


Multipotentialite
Renaissance Person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다.


`르네상스형 인간`, `르네상스형 인재` 등의 용어로 한국에서도 꽤 알려져 있다.

Multipotnetialite

A multipotentialite is someone with many interests and creative pursuits. It stems from the word multipotentiality–a psychological and educational term used to describe people who display aptitudes across multiple disciplines.
 

Renaissance Person
The term Renaissance man or woman or polymath is used for a very clever person who is good at many different things.


쉽게 말하자면 다재다능형 인간이고, 한 분야가 아닌 넓고 많은 분야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역사적인 인물로는 아리스토텔레스, 아르키메데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이 있다. 

내가 이 사람들처럼 다재다능의 끝판왕, 세기의 천재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른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분야에 들쑥날쑥하게 관심을 갖고 있고, 천재적이진 않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곧잘 적응하는 정도의 사람이다.

 

이 단어들은 나에게 '내가 여러 분야에 자꾸 손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마냥 헛바람은 아니겠구나'의 위로를 건네주었고,

'그래 기왕 내가 이런 거, 이런 사람들처럼 살아서 성공해야겠다. 다 해보자'라는 용기를 갖게 해 준 단어이다.

 

3개의 전공 (지금 시점에서는 2개지만 곧 3개가 될 테니)만 봐도, 경상대학/예술대학/인문대학에 흩어져있고,

언어도 하나씩 수집하는 중이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꿈은 사업가이고, 취업한다면 코트라에 하고 싶었다.


아마 내 관심사를 분류해서 도면에 점 찍어 표현한다면 별처럼 뿔뿔이 흩어진 모양이 나오겠거니 싶다.


다양한 분야를 좋아하고, 곧잘 해내는 내 특성은 나에게 자부심과 불안감을 동시에 안겨주곤 했다.

`그래, 스티브 잡스가 말한 것처럼 Connecting the dots 하면 되는 거지! 많은 경험 하고, 할 줄 아는 거 많으면 좋지!`라고 아무리 스스로를 달래며 안심시키려 해 봐도,

 

어차피 주변에서 `우와 너 진짜 잘하는 것 많다`라는 칭찬은 학생이기 때문에,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해 주는 소리라는 것을 알기에.
이 순간에도 교대, 의대에 다니거나 고시 준비에 집중하는 친구들의 전문성이 성장하는 속도는 나와 다를 것 같아서.
한우물만 파는 우직함이라고는 나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아서.


이런 생각은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기로 시작한 시점부터 내 마음속에서 더 커지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들과 함께 복수전공 심사에서 떨어지면 어떡하나, 산디 졸업 전시회에 경영학과 졸업 논문은 어떡하고, 취업이나 창업은 또 어떡하지 등의 걱정까지 툭하면 내 마음을 콕콕 찌른다.

 

하지만 호기심이 생긴 이상, 결심한 이상,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내가 이 분야를 공부하지 않으면 후회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이런 모든 걱정들을 앞으로 내가 열심히 달리는 원동력의 일부로 쓰고자 한다.

내 호기심과 노력이 이상주의자의 번지르르한 핑곗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르네상스형 인간이 되기 위해, 모든 분야를 최선을 다해 배워내고 점들을 모두 이어 내 별자리를 만들어 띄우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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